*본 포스팅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2018’에 수록된 글입니다.는 향후 발간될 예정이다.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필동은 역사에 얽힌 깊은 곳이다. 지금은 화려한 과거와 달리 필동거리는 고풍스럽게 가득 찼다. 일제 감천기에 세워진 낙후된 건물, 왕년의 영화 본고장 충무로 뒷골목 낡은 인쇄소, 가난한 예술가들의 기반, 핏줄처럼 옹색하게 얽힌 골목길 등에서 말이다. 어느덧 필동의 거리는 역사를 빼놓고는 단순히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트리트 뮤지엄을 필두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시 늘었다. 미술관 구석구석에 보이는 30여 점의 설치작품이 골목길을 꽃피웠다. ‘예와 술이 통했느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예술통’은 예술가 120여명이 모여 문화예술제를 열었다. 미술, 음악, 문학, 도예, 영화, 정원, 음식의 7가지 주제로 진행됩니다. 축제 근처 구남학당 터에 위치한 ’24번가 서재 남학당’에서는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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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24가 등 24가의 지명을 그대로 딴 외식 공간도 생겼다. 입구에서부터 새 둥지와 나무를 연상시키는 베이커리 24번가의 인기 메뉴는 오렌지 안에 오렌지 크림을 넣은 오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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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분야에서 일해 온 4명의 전문가가 시작한 국수집 반반면도 필동 24번가 골목 명소다. 제주의 향토음식인 고깃국수를 기본으로 하되 얇고 납작하며 쫄깃한 식감의 수제비 위에 고기요리와 야채, 모란을 더한 고깃반면 반이 더해진 별미소바집이다. 퇴근 후 한잔 할 수 있는 ‘パ충무로’는 벽면에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영상예술작품이 영사기를 통해 전시돼 이곳이 예술의 골목길임을 느낄 수 있다.한때 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조선 중기 학자들의 집터였던 젊은 예술가들의 거리였던 그 옛날 필동 이야기에 사람들이 다시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역사가 있어 우리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일까. 누군가의 말도 듣지 않으면서 발벗고 낡은 벽을 벽화로, 낡은 단독주택을 미술관으로, 거리를 예술로 바꿔 나간다. 다시 활기를 되찾은 필동 24가를 보면 오히려 가슴이 벅차오른다.